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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화의 낭중지추]양승태 재판의 '역설', '긍정적 영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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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의혹의 최고 책임자로 구속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5월 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더팩트ㅣ송은화 기자] '양승태 재판'의 긍정적 효과인가. 서울고등법원 재판의 '판'이 변하고 있다. 검찰의 마구잡이식 압수수색 관행에 잇따라 제동을 걸고 있는 가운데 '양승태 재판'에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서울고등법원 형사2부(재판장 차문호)는 27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방위산업체 A사 직원 김 모씨 등 6명에게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은 2014년 11월 방위사업청 소속 군인들이 A사 직원들로부터 식사대접 등을 받았다는 제보로부터 시작됐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A사 직원들이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체줄하지 않자 이듬해 6월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사무실을 압수수색 하면서, 컴퓨터 하드와 직원 B씨의 외장하드 등을 압수했다.

이보다 앞서 국방부 기무사령부는 2013년 3월 A사가 군 사업 관련 군사기밀을 수집하고 유출했다는 제보를 받아 내사에 착수했다. 기무사는 2015년 9월 A사 직원 김 씨의 사무실과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할 때 기밀 누설 혐의와 관련없는 다른 자료들까지 모두 압수했다. 또 같은해 10월 국방부 조사본부를 통해 압수물 열람을 요청하고 압수물 일부와 압수목록을 확인한 뒤, 이를 토대로 11월 추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조사본부 압수물들까지 재압수했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김 씨 뿐 아니라 다른 직원 4명에 대해서도 군사기밀보호법 위한 혐의로 수사를 확대했다.

수사는 성공적이었으나, 이후 재판에서 '별건 압수'가 발목을 잡았다. 기무사가 발부받은 압수수색 영장에는 다른 방산물자 관련 자료는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 원칙에 따르면 혐의와 상관있는 자료만 압수할 수 있다. 또 해당업체가 과거 다른 사건으로 수사받은 자료가 조사본부에 남아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열람한 것도 증거로 인정받지 못했다.

차문호 부장판사는 "B씨는 자신의 외장하드에는 다른 직원들이 작성한 파일들이 폴더별로 구분, 저장돼 있어 관련성 없는 정보는 선별해 압수수색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수사관은 선별 조치하지 않고 외장하드 자체를 압수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은 영장에 적힌 범죄 혐의와 관련된 부분만을 따로 출력물로 압수하거나, 수사관의 저장매체에 파일을 복제하는 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 차 부장판사는 또 "영장을 새로 발부 받아 조사본부가 갖고 있던 압수물을 재압수한 것도 애초 압수가 위법하기 때문에 (증거로) 인정될 수 없다"고 밝혔다 .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24일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서울중앙지법을 나와 장제원 의원과 기뻐하고 있다./뉴시스

24일 강원랜드 채용 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순형 부장판사)도 "검찰이 2018년 3월 산업통상자원부 압수수색에서 수집한 인사업무가 정리된 파일들은 권 의원 혐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별건 압수수색 증거물"이라며 "위법 수집 증거에 해당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시철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권 의원 1심 재판에서 위법수집증거가 인정된 사례를 법원 내부 게시판을 통해 전파하기도 했다.

이런 법원의 판단은 '독수독과(毒樹毒果) 이론'을 적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독이 든 나무에서 열린 열매 역시 독이 있다는 의미로,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는 증거로서 인정할 수 없다는 형사소송법 원칙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법원의 판단은 사실상 법의 원칙에 맞게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이제서야 이런 원칙을 강조하는 배경에 대한 의심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사법농단 사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고위 법관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들은 의혹의 핵심 증거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USB 문건들에 대해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이 위법해 증거로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박병대 전 대법관이 5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하지만 여러 언론을 통해 이런 의혹들이 제기되자 의식이라도 한 듯 서울중앙지법 형사 35부는 28일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10차 공판에서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이 적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세 사람의 재판에서 임 전 차장의 USB는 증거능력을 갖게 됐다.

재판부는 "검사는 집행 전 임 전 차장에게 영장을 제시했고, 임 전 차장은 영장 내용을 검토해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압수한 USB 자료의 복제를 그 사무실에서 하기 곤란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결국 원본 반출이 허용되는 예외적인 경우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임 전 차장의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 36부 역시 임 전 차장의 USB를 증거로 채택한 바 있다.

최근 법원의 잇따른 제동에 검찰은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지만 이 판단은 달랐다. 법원이 압수수색 현장의 현실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원칙의 중요함만 강조하고 있다는 논리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고법을 중심으로 법원이 검찰의 위법한 증거 수집에 제동을 건 것과 반대로 사법농단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 35부가 28일 임 전 차장의 USB속 파일들의 증거능력을 인정함에 따라 향후 다른 재판부들은 어떤 판단을 내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또 설사 양 전 대법원장 등이 '재판 지연'을 목적으로 검찰 압수수색 절차의 문제점을 지적했더라도 법정에서 원칙이 강조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비록 세 고위 법관이 사법농단 사태로 법원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바닥까지 떨어뜨렸지만, 재판부가 원칙을 지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음에는 이견이 없을 듯 하다. 역시 대법원장 출신은 다른 것일까. 재판의 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happy@tf.co.kr

원문 출처 [송은화의 낭중지추]양승태 재판의 '역설', '긍정적 영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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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영은 되는데 승리는 꼬이네…답답한 경찰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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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동영상만 부각…본질인 버닝썬 수사는 '소걸음'[더팩트ㅣ이덕인 기자]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논란을 빚고 있는 가수 정준영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조사를 마치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성관계 동영상만 부각…본질인 버닝썬 수사는 '소걸음'[더팩트ㅣ장우성 기자] 경찰의 이른바 '버닝썬 사태' 수사가 초반 순탄치 않은 모양새다. 가수 정준영(30)의 성관계 불법촬영 수사는 그런대로 생색이 나지만 성접대, 마약, 폭행에 경찰과 유착 의혹까지 얽힌 버닝썬 수사는 잘 풀리지 않는다. 사건 초기 말을 아꼈던 가수 승리(29)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나서 경찰은 갈길이 바쁘다.

구속영장부터 희비가 갈렸다. 21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결과 정준영과 버닝썬 MD 김모씨에게는 영장이 발부됐다. 두 사람 모두 불법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하고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다만 버닝썬 사태의 발단인 '김상교 폭행사건'에 연루된 장모 버닝썬 이사의 영장은 기각됐다. 경찰유착이 의심되는 강남 클럽 아레나 폭행사건 피의자인 윤모씨도 마찬가지다. 이에 앞서 이 클럽의 마약 유통 핵심으로 지목됐던 이문호 버닝썬 공동대표의 영장도 기각됐다. 주요 인물 중 동영상 관련자 외엔 모두 영장이 좌절된 것이다. 법원은 기각된 인물 모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

정준영 성관계 동영상 불법촬영 수사는 나름 진척이 있다. 경찰은 정준영이 휴대폰 3대 중 1대를 초기화해 증거를 인멸하려한 정황을 확인하고 집중 추궁 중이다. 이 휴대폰에 추가 범행 증거가 담겼을 수도 있다. 버닝썬 직원이 촬영해 유포했다는 진술이 나온 성관계 동영상 건도 추가 수사 중이다. 3년 전 정씨의 여자친구 불법촬영 사건 때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정씨의 변호사도 입건했다. 정준영도 "모든 혐의를 인정하겠다"며 일단 고개를 숙였다.

성관계 동영상만 부각…본질인 버닝썬 수사는 '소걸음'[더팩트ㅣ임세준 기자]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빅뱅의 멤버 승리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limsejun0423@tf.co.kr 사진영상기획부 photo@tf.co.kr

하지만 정준영 동영상 사건은 버닝썬과 특별한 연관이 없는 개인의 일탈일 가능성이 크다. 승리가 함께 있던 단체대화방에서 영상이 오고간 것 말고는 버닝썬과 연결고리를 찾기 힘들다. 애초 경찰유착 의혹으로 번졌던 버닝썬 사건이었지만 SBS의 정준영 동영상 보도 이후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한묶음이 돼버렸을 뿐이다. 그런데 진짜 본질인 버닝썬 수사는 소문만 무성할 뿐 아직까지 이렇다할 소득을 얻은 게 없다.

버닝썬 마약 수사는 경찰이 핵심으로 점찍은 이문호 대표 영장이 기각되면서 삐걱댔다. 버닝썬 MD 애나를 비롯해 개인이 마약을 투약한 혐의는 잡아냈지만 조직적으로 유통했다는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승리, 유인석 유리홀딩스 대표가 투자자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은 본인은 물론 관련 여성들도 "성접대는 없었다"고 전면 부인해 입증이 쉽지않다. 경찰은 승리의 추가 성접대 의혹이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사태의 핵심인 버닝썬-경찰유착 의혹 수사 역시 소걸음이다. 경찰은 유착의 정점이라는 윤모 총경을 공직상 기밀 누설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승리와 유인석 유리홀딩스 대표가 운영한 강남 클럽 '몽키뮤지엄'이 2016년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걸렸을 때 뒤를 봐줬는지 들여다봤다. 유인석 유리홀딩스 대표의 부인인 배우 박한별(35)도 불러 윤 총경, FT아일랜드 최종훈(29)과 지난해 골프를 치면서 누가 돈을 냈는지 조사했다. 윤 총경의 부인인 김모 경정이 최종훈에게 K팝 공연 티켓을 받았다는 의혹도 캤다. 하지만 지금까지 눈에 띄는 진전은 보이지 않는다. 미성년자 출입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버닝썬 공동대표 이성현 씨에게 2000만원을 받은 전직 경찰관 강모씨를 구속했지만 윤 총경과는 별개 건으로 보인다.

FT아일랜드 최종훈의 음주운전 무마 의혹은 유인석 대표, 윤 총경과 연결고리가 뚜렷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경찰은 최씨가 2016년 음주단속을 피하려고 단속경찰관에게 뇌물을 제안한 사실을 포착하고 '금품 공여 의사표시죄'로 입건했다. 당시 음주운전 적발 언론보도가 안 나오도록 손쓰면서 유 대표와 윤 총경이 개입했는지도 살펴보는 중이다. 유 대표는 당시는 윤 총경을 알기도 전이라며 "무슨 부탁을 한 바도 없었고, 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고 부인했다. 실제 음주운전은 2016년 2월, 유 대표와 윤 총경이 처음 알게된 계기가 된 걸로 알려진 몽키뮤지엄 문제는 7월에 일어났다.

성관계 동영상만 부각…본질인 버닝썬 수사는 '소걸음'[더팩트ㅣ이덕인 기자] 그룹 빅뱅의 승리가 운영하는 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폭행 사건이 연일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르메르디앙 호텔에 있는 버닝썬 출입구가 닫혀있다.

버닝썬 사태의 양대 축인 승리와 유인석 유리홀딩스 대표는 '반격 모드'에 들어갔다. "지금은 아무도 내 말을 안 믿을 것"이라면서도 그간 제기된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승리는 주간지 '시사저널'과 일간지 '조선일보'의 인터뷰에 차례로 응하면서 거의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그의 말을 종합하면 자신은 버닝썬에 1000만원 투자한 얼굴마담이었을 뿐 마약, 탈세 등 일체의 위법행위를 몰랐고 사실이라면 자신도 피해자라는 주장이다. 유착의 정점이라는 윤모 총경은 네번 밥을 얻어먹었을 뿐 경찰인 줄도 몰랐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매매 알선, 해외원정도박 의혹에도 펄쩍 뛰었다. 자신도 멤버였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불법동영상을 퍼뜨린 정준영에게는 "그런 것 좀 하지마라, 그러다 큰일난다"고 말렸다고 선을 그었다.

경찰 유착의 핵심고리로 의심받는 유인석 유리홀딩스 대표도 사과문 형식을 띄었지만 모든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엄청난 파장을 부른 카카오톡 상 '경찰총장' 언급도 "마치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을 듯이 카카오톡 상에서 말했던 것은, 우리 수준이 그 정도였을 뿐"이라며 허풍과 무지의 결과로 돌렸다.

승리와 유인석 대표가 유일하게 인정한 혐의는 동업한 클럽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위반이다. 위법인 줄 알면서도 유흥주점을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해 운영했다는 건데 "강남 클럽들 다 그렇게 하길래 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승리는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무혐의가 나와도 경찰 유착이라 할 거고, 윗선에서 봐줬다 할 거다. 결국 저는 한평생 이렇게 의혹에만 쌓인 사람으로만 살아야 한다"며 "정준영은 명확한 증거들이 있어 범죄 사실이 소명됐다. 그러나 (카카오톡에서) 사적인 대화로 실추된 내 이미지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되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바꿔 말하면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 정도는 무혐의를 받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도 읽힌다. 126명 규모의 역대급 수사팀을 꾸리고 명예회복을 노리는 경찰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역시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 소리를 듣게 될지 주목된다.

leslie@tf.co.kr

원문 출처 [TF초점] 정준영은 되는데 승리는 꼬이네…답답한 경찰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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