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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 흐르는 '케어' 사무국…"후원 철회에 죄송하단 말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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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안락사로 논란을 빚은 동물권단체 케어의 사무실에는 적막이 흘렀다. 한 취재진이 14일 오전 케어 사무실에 들어서는 모습. /종로=이선화 기자
불법 안락사로 논란을 빚은 동물권단체 케어의 사무실에는 적막이 흘렀다. 한 취재진이 14일 오전 케어 사무실에 들어서는 모습. /종로=이선화 기자
'불법 안락사'로 논란을 빚은 동물권단체 케어의 사무실에는 적막이 흘렀다. 한 취재진이 14일 오전 케어 사무실에 들어서는 모습. /종로=이선화 기자

케어, 박소연 대표 '불법 안락사' 논란에도 정상 업무…"사무국 없애고 비대위 체제로"[더팩트ㅣ종로=임현경 기자] "회원 탈퇴 신청 전화가 2분마다 한 통씩 걸려와요."

'불법 안락사' 논란에 휩싸인 동물권단체 '케어'는 14일 박소연 대표가 부재한 와중에도 업무를 이어갔다. 사무실에는 싸늘한 적막이 흘렀고, 오가는 직원들은 "정해진 것이 없다"는 답으로 일관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케어 사무실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케어가 임대 중인 2층, 4층 초인종은 아무리 눌러도 울리지 않았고, 문에 노크를 해봐도 기척이 없었다. 박 대표, 케어 사무국 등에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어느 쪽도 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복도에는 미처 밖에다 내놓지 못한 쓰레기들이 쌓여있었다. 현관에 놓인 신발 몇 켤레가 직원들이 안에서 업무 중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철문 너머 안쪽 문에는 '어렵게 구한 고양이가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문을 꼭 닫아주세요'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케어 측에서 구조한 고양이들이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함께 생활하는 듯 보였다.

케어 사무실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으며, 초인종은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았다. 케어 사무실 4층 문 앞 풍경. /이선화 기자

점심 식사를 위해 사무실 밖으로 나온 직원들에게 향후 계획을 묻자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박 대표가 앞서 예정된 오전 회의를 오후로 미뤘지만 정확한 시간을 특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사가 박 대표가 오는 16일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는 내용을 발표했지만 직원들은 이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했다.

한 내부 직원은 "오늘 주된 업무는 회원 탈퇴 신청 전화에 응대하는 것"이라며 "장황한 해명을 늘어놓기 보다는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관련 절차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화기 너머로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원망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래도 할 말이 없다"고 설명했다.

오후에 출근한 직원들 역시 추후 일정을 모르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현장에 모인 취재진은 혹시 모를 박 대표의 등장에 대비해 건물 근처에서 대기했고, 직원들은 해외 입양 주선, 고객 대응 등 정상적인 업무를 소화했다.

일부 직원들은 경기 등 케어가 운영 중인 보호소에 동물들을 돌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지난 12일 박 대표와 대립했던 직원들도 정상적으로 출근해 동물들의 끼니를 챙기고 돌보는 것으로 안다"며 "아무리 사람들이 바쁘고 혼란스러워도 동물들이 혼자 밥을 먹을 수는 없지 않느냐"고 전했다.

케어 사무실에는 구조된 고양이가 직원들과 함께 생활하는 듯 보였다. 현관 안쪽 문에 붙은 고양이 관련 안내문. /이선화 기자

막연한 기다림이 끝난 건 케어에서 법무를 담당하는 김경은 변호사가 나타난 때였다. 그는 "오늘 예정됐던 박 대표의 일정은 다 취소됐다"며 "직원과의 소통이 필요하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박 대표는 회의가 아닌 메신저를 통해 입장을 발표하는 등 다른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13일 열린 이사회에 대해 "쟁점을 정리하고 관련 보도를 함께 보며 박 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니 의아한 부분이 있었다. 이에 관해 임희진 동물관리국장(제보자)의 의견을 들어보려고 했으나 임 국장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이야기 하라'며 이사회 불참을 통보했다"며 "임 국장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는 판단이 어려워 이사회에서는 대표 사퇴안을 보류한 상태"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이사회에서 치열한 논쟁 끝에 이사 2명, 전문가 외부인사 2명(변호사 1명·회계사 1명), 직원연대 소속 2명, 케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정회원 2명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안을 도출한 상태"라고 밝혔다. 비대위 체제로 운영 결정권자의 부재를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일단 사무국은 없어질 것 같다"며 "입양센터와 보호소 위주로 운영될 예정이다"고 부연했다.

'후원금 감소에 따른 대책과 기존 보호 중인 동물을 위한 유지비 충당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 변호사는 "아직 관련 대책을 마련하지는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날 박 대표와 직원들의 소통을 위한 직원회의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박 대표의 사정으로 인해 취소됐다. 케어 사무국 간판. /이선화 기자

한편 비글구조네트워크, 동물자유연대를 비롯한 동물권단체는 박 대표를 동물보호법 위반 및 상습 사기 혐의로 이르면 이번 주말 고발할 예정이다.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에 대해 "박 대표에 대한 고발장을 이번 주말 정도에 제출할 것"이라며 "임 국장에 대해서는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의거해 공익신고자로 신고, 공익 제보로 인해 받을 수 있는 불이익이나 인권침해를 방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 대표가 16일 기자회견을 한다고 하니 우리는 추후 그에 대한 반박 입장을 준비할 것"이라며 "현재 동물권단체, 수의사단체 등 여러 단체가 함께 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imaro@tf.co.kr

원문 출처 [TF현장] 적막 흐르는 '케어' 사무국…"후원 철회에 죄송하단 말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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