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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화의 낭중지추] 60명 줄사퇴 위기, 여검사엔 '기회'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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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더팩트 DB

'히든피겨스' 인종차별과 '여검사' 사이에 평행이론[더팩트ㅣ송은화 기자] "소개팅을 나갔는데, 핸드백 안에 수갑이 있느냐고 묻는거에요."

"그냥 저랑 잘 안 맞아서 다른(검찰 외) 기관으로 옮겼죠."

"선배들이 불러 갔는데 접대원이 나오는 단란주점이었어요. 나가고 싶었지만 버텼죠."

세 명의 여검사들로부터 들었던 이야기다. 시간이 좀 지났지만 소개팅 이야기는 우리 사회의 대중들이 여검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파악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실제로 법조를 취재하면서 만나본 여검사들 중에는 '보이시스타일'로 자신의 성별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검사도 있었지만 대부분 수수한 차림의 여검사들이 다수였다. 여배우들이 드라마나 영화에서 여검사 역할을 할 때도 대체로 '화려하지 않은 패션에 헤어스타일도 무심한 듯 하나로 질끈 묶은 모습으로 사건 해결에만 빠져있는 검사의 모습을 했다'는 식으로 소개된다. 현 시점에서 대중들이 여검사를 인지하는 이미지는 이와 같은 것 같다.

과거에는 선배들이 후배 여검사들의 옷차림도 규정하고, 이런저런 평가들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자 법조인들이 옷을 잘 입으면 패션 감각이 탁월하다며 칭찬하는 반면 여성 법조인의 패션에는 '일 안하고 꾸미기만 한다'는 식의 딴지를 거는 법조계 안팎의 시선은 지금도 크게 달라지진 않은 것 같아 아쉽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대변인이었던 이규철 특검보는 당시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코트왕'이라는 별명으로 불려 지기도 했다. 그는 옷 잘 입는 비결을 묻는 기자들에게 "나는 옷걸이다. 아내가 걸어주는 대로 입고 온다"고 답한 바 있다.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한 2017년 당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이규철 특검보는 센스있는 패션감각으로 '코트왕 이규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더팩트 DB

2008년 1월 29일. 서지현 검사가 한 방송에서 은폐됐던 8년 전 성폭력사건을 폭로한 뒤부터는 그나마 이런 분위기가 조금은 개선되고 있는 듯하다.

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는 2015년에 발생한 검찰 내 성희롱 사건에 대해 "A부장검사는 술자리에서 폭탄주를 마시고, '안주 먹어야지' 하면서 여검사 손등에 뽀뽀를 했다. 그 사람이 (성희롱으로 워낙) 유명하니깐 남자 검사들이 (여검사들 옆에)못 앉게 하려고 양쪽을 막으면 자기가 돌아다니면서 '야, 추행 좀 하자'라면서 추행을 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우리 회사(검찰)에서 저도 볼 뽀뽀, 입술 뽀뽀 다 당했다. 다 당했기 때문에 그 정도 이야기까지 다 하기에는 너무 많아서 다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래도 7월 31일 단행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사상 처음으로 서울중앙지검 인지부서의 부장자리에 여 검사들이 5명이나 발탁됐다. 역대 최대 기록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017년 서울중앙지검으로 부임한 이후 서울중앙지검 4차장 검사에 이노공(26기) 검사가 임명돼 당시에도 화제가 됐다. 차장검사에 여성이 임명된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중간간부 인사에 앞서 7월 26일 이뤄진 고위 간부 인사에서는 노정연(25기)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가 대검 공판송무부장으로 승진했지만 그 수가 적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중간 간부 인사에서는 다를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고 이는 현실이 됐다.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은 7월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미소짓는 당시 윤 검찰총장 후보자 모습/남윤호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이래 두 차례에 걸친 첫 인사 이후 검사들의 줄사표가 이어지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중간 간부만 50여명, 검사장급 인사 전후로 옷을 벗은 고위 간부까지 더하면 60명이 넘어섰다. 전례가 드문 일이다. 윤석열 사단이 요직을 꿰차면서 상당수 검사들이 이런 노골적인 코드인사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사표를 던졌다는 해석이 많다.

이유야 어찌됐건 이런 검찰 내부의 뒤숭숭한 분위기는 여검사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수통 검사들이 검찰의 핵심 보직에 대거 배치된 것은 '수사를 제대로 해보겠다'는 윤 총장의 속내가 이번 인사를 통해 확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달리 해석하면 여검사들도 성별을 떠나 수사를 잘하면 향후 인사에서 그동안 배제됐던 부서에서 일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노공 성남지청장/ 대검찰청 제공

2000년 전체 검사(1200명)의 2.4%인 29명에 불과했던 여 검사는 2018년 기준 전체(2158명)의 30%에 달하는 650명으로 늘어났다. 물론 이 중 간부직은 전체의 8%에 불과하지만, 과거 여검사 수가 적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63년 사법시험 도입 이후 19년 뒤인 1982년에야 임숙경(12기), 조배숙(12기) 1호 여검사가 첫 배출됐다. 당시 두 검사가 근무한 검찰청에는 여자화장실을 따로 마련했다고 한다. 두 검사는 3~4년뒤 잇따라 판사로 자리를 옮겼고, 1990년 조희진(19기) 검사가 임관하고 나서야 다시 여검사 맥이 이어졌다. 이후 조 검사는 2004년 의정부지검 형사3부장으로 첫 여성 부장검사, 2013년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1호 검사장 등 2018년 6월 검찰을 떠날 때까지 최초라는 타이틀을 놓친 적이 없다.

이런 여검사들의 역사를 보고 있자니 1960년대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근무하며 미국 최초의 유인 위성 발사 프로젝트였던 머큐리 계획에 참여한 3명의 흑인 여성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히든피겨스'가 오버랩 됐다. 이들은 백인 남성 엘리트들이 압도적이었던 NASA에서 각각 수학, 엔지니어링, 전산 부분에서 발군의 능력을 보여주며 인종주의와 성차별의 두터운 유리벽을 뚫었다. 당시 미국 사회에서는 화장실조차 백인과 유색인종 전용으로 구분 지어졌고, 주인공은 화장실을 가기 위해서 800m가 떨어진 건물로 가야했다.

여전히 검찰 내 성차별은 줄지 않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2018년 법무부의 성희롱·성범죄 전수조사 결과를 봐도 그렇다. 근무평정이나 업무배치, 부서배치에 불이익을 느낀다고 답한 여검사는 85%에 달했다. 하지만 윤 총장 체제에서 기대를 거는 여검사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이 그동안 '공정성'을 중시해 왔기 때문이다.

다만 윤 총장(23기)이 파격 임명됐기 때문에 오히려 연수원 선배 기수들이 대거 사의를 표명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취임 전후로 대다수 선배들이 검찰을 떠났다. 여기에 첫 인사 이후 중간간부 이상의 검사들의 줄사퇴가 잇따르고 있는 것을 보면 철저한 상명하복을 중시하는 '검사동일체 원칙'이 여전해 보인다. 기존과 같은 분위기 속에서 윤석열식 검찰개혁이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바꾸어 생각해보면 '검찰동일체 원칙'을 중시하는 선배들이 배제됨에 따라 검찰이 종전보다 젊고 활력 넘치는 조직으로 탈바꿈 할 수 있는 계기가 자연스럽게 마련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시기야 말로 군대식 상명하복 문화에 덜 익숙한 여검사들이 검찰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지금의 기류라면 향후 여검사들의 특수부 등 핵심 요직에 보임되는 기조는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happy@tf.co.kr

원문 출처 [송은화의 낭중지추] 60명 줄사퇴 위기, 여검사엔 '기회'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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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1호' 서지현 검사 또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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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보복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안태근 전 검사장이 지난 5월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항소심서 안태근 전 검사장 징역 2년…"정의는 조금씩 실현되고 있다"[더팩트ㅣ송은화 기자] 2018년 1월 29일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촉발된 우리 사회 각계의 미투 운동. 그 서 검사에게 성추행과 인사보복을 가한 혐의를 받는 안태근 전 검사장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1심과 같은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는 18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안 전 검사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성추행 문제가 계속 불거지면 검사로서 승승장구한 본인 경력에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해 서 검사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줘서 사직을 유도하거나 검사로서의 경력과 평판에 치명타를 가하려 했다"고 안 전 검사장측의 항소 기각 이유를 밝혔다. 또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해 달라며 낸 안 전 검사장의 보석 청구도 기각했다.

재판부는 "서 검사를 갑작스럽게 통영지청에 배치한 인사는 검사 인사 원칙에 위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인사위원회가 열린 2015년 8월 17일까지 서 검사는 진주지검 발령이 예정돼 있었는데, 다음날인 18일 통영지청으로 발령지가 바뀐 점을 이유로 꼽았다.

2심 재판부는 또 안 전 검사장이 성추행 사실을 인식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수 검사가 당시 피고인의 성추행을 목격했고, 법무부 감찰관실에서 진상조사까지 나선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서 검사를 추행한 사실을 인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임은정 검사가 지속적으로 이 문제를 제기한 만큼 당사자인 피고인만 서지현 검사가 언론에 공개하기 전까지 (이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주장은 경험칙에 명백히 반한다"고 밝혔다.

다만 안 전 검사장에게는 2010년 10월 한 장례식장에서 서 검사를 성추행한 뒤 2015년 8월 서 검사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만 적용됐다. 성추행 혐의는 공소시효(7년) 문제로 제외됐다.

세계 여성의 날인 3월 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35회 한국여성대회에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서지현 부부장검사가 참석했다. /김세정 기자

특히 재판부는 "피고인이 인사권을 남용함에 따라 성추행 피해자인 서 검사는 인사상 불이익 외에 제대로 된 사과조차 받지 못했고,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사안의 본질과 무관한 쟁점으로 검사로서 명예가 실추되는 등 오랜 기간 큰 피해를 겪었다"며 피고인에 대한 엄중한 양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안 전 검사장은 선고 결과를 들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선고가 끝난 뒤에는 한숨을 몇 차례 쉬면서도 담담한 표정으로 방청석 쪽을 바라본 뒤 법정을 빠져나갔다. 안 전 검사장 변호인측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안 전 검사장측은 2018년 1월 서 검사가 언론을 통해 성추행 피해를 폭로하기 전까지 이러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6월 27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안 전 검사장은 2010년 10월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장례식장에 갔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면서도 "당시 제가 몸도 가누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면 옆 사람에게 불편을 끼쳤을 것이고 서 검사도 그 중 한명이었을 것 같다. 아무리 실수라지만 그 점에 대해선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에둘러 사과를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서 검사측은 "기억이 없다는 변명이 통용되지 않는 걸 보여주는 판결을 기대한다"는 의견서를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했다. 그리고 재판부 역시 이날 "당시 피고인이 상관인 법무부 장관을 수행해 저녁식사를 마친 뒤 장례식장에 가는 것이 예정된 상황에서 인사불성 상태가 될 정도로 만취했다는 점은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태근 전 검사장이 18일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뒤 서지현 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서지현 검사 페이스북 캡쳐

서지현 검사는 이날 안 전 검사장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이 선고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의는 조금씩 실현되고 있다. 우리는 조금씩 이겨가고 있다"라는 2문장의 글을 올렸다.

서 검사의 변호인 이은의 변호사도 "공권력을 행사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지위에 있는 입장에서 이를 어떤식으로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범죄에 대해, 지시 행위가 있었는지를 형식적 부분보다 실질적인 부분을, 그 지위와 권한에 부합하여 판단해야 한다는 기준을 세워주신 재판부에 깊이 감사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내용을 담은 '안태근 전 지검장 항소심 유죄판결에 대한 피해자측 공식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서지현 검사의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가 1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이 변호사는 "서 검사가 미투로서 사회에 건냈던 이야기도, 지금까지 호소하는 이야기들도 모두 검찰의 개혁과 그로서 가야되는 사회 변화에 방점이 있다. 그래서 법원의 이번 판결은 피고인 한 사람의 책임만 묻는 것이 아닌 피해자의 이런 바람과 피해 정도를 공감해준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특히 "무엇보다 어렵게 용기내고 포기하지 않고 노력을 기울여온 서 검사께 피해자 변호사로서만 아니라 한국 여성으로 존경과 응원을 보낸다"고 밝히며 서 검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대다수 누리꾼들 역시 '한국사회에서의 미투가 아직 갈길이 멀지만 시작만으로도 응원한다', '서 검사님 화나겠지만 나라가 점점 바뀔겁니다'등의 글을 올리며 서 검사를 응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월 2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안 전 검사장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2년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 역시 올해 1월 23일 안 전 검사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happy@tf.co.kr

원문 출처 [TF이슈] '미투 1호' 서지현 검사 또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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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구속' 안태근, "검사 질문은 '답정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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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보복을 한 혐의로 1심에서 법정 구속된 안태근 전 검사장이 18일 오후 항소심이 열리는 서울 서초구 서울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뉴시스

"김경수처럼 나도 보석해달라" 주장[더팩트ㅣ서울중앙지법=송은화 기자] '답정너'

국어사전에 따르면 '답정너'는 '답은 정해져 있고 넌 대답만 하면 돼' 라는 뜻의 신조어이다. 주로 자신이 듣고 싶은 대답을 미리 정해 놓고 상대방에게 질문해 자신이 원하는 답을 하게 하는 행위나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을 이른다.

서지현 검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안태근 전 검사장이 "검사 조서 내용에서 질문 내용을 보면 심리 상태가 속된 말로 '답정너'였다"고 주장했다.

안 전 검사장은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 심리로 진행된 항소심 1차 공판에서 검찰이 자신에게 어떻게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할지를 분명 고심했을 것이라면서, 기소를 위해 없던 원칙을 새로 만들었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1심에서 부르지 않았던 당시 인사 담당 검사 등을 법정에 불러 객관적으로 신문해 달라며 15명의 증인들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는 검찰이 '왜곡된 프레임'으로 자신을 기소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서지현 검사에 대한 인사는 은밀하게 이뤄진 것이 아니라 누구나 알도록 공개됐다"는 것. 안 전 검사장은 "원칙에 따르면 부치지청(지검 소속 소규모 지청)의 경력 검사 중 근무 성적이 우수한 검사는 본인 희망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면서 "동기 95명 중 91등을 한 서 검사가 해당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검찰과장과 인사 담당 검사가 장관에게 결재를 받아야 하고, 수 천명의 검사가 관심을 두고 지켜보는 상황에서 누가 인사 원칙에 어긋나는 지시에 따르겠냐"며 자신은 원칙을 위반하지도 않았고, 어긋나는 지시도 없었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그는 감정이 북받친 듯 말하던 중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안 전 검사장은 "1심 재판장을 탓할 생각이 없다"며 "1심의 오판은 검사 인사에 관한 수많은 오류와 왜곡을 알기 쉽게 보여주지 못한 제가 초래한 잘못"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2심은 저와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흔든 실체 없는 왜곡을 풀 마지막 기회"라며 "편견과 선입견을 걷어내고 진실을 밝혀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안 전 검사장 측은 변호인 2명과 안 전 검사 본인이 직접 나서 40여분간 항소 이유를 설명하는데 공을 들인 반면 검사 측은 비교적 짧게 안 전 검사측 주장을 반박했다.

검찰은 "안 전 검사측의 의견은 이미 1심에서 충분히 제기된 의견들로, 1심은 충분한 심리를 통해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검찰의 수사보고서를 문제삼고 있지만 1심에서 적법한 증거 채택 절차를 통해 수사보고서가 채택됐다"며 "새삼스럽게 2심에서 법적 증거능력을 문제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세계 여성의 날인 지난 3월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제35회 한국여성대회가 열린 가운데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서지현 부부장검사가 참석하고 있다. /김세정 기자

이날 항소심 첫 공판에서는 안 전 검사장이 신청한 보석 심문도 진행됐다.

안 전 검사장 측은 "기소 전부터 대대적인 언론 보도로 피고인 가족까지 노출된 상황에서 도망을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어제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보석이 허가됐 듯 같은 취지에서 가족 품으로 돌아가 불구속 재판을 받도록 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일정한 직업이 없는 상태에서 복역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심리적 동요가 일어날 수 있고, 검찰에 대한 영향력을 고려하면 증거인멸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보석 불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안 전 검사장의 2차 공판은 5월 2일 오후 3시 30분에 열릴 예정이다. 재판부는 안 전 검사장측이 증인으로 신청한 15명 가운데 4명을 순차적으로 향후 재판에 부르기로 결정했다.

안 전 검사장은 2010년 10월 한 장례식장에서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한 이후 검찰 인사 실무를 총괄하는 법무부 감찰국장으로 재직하던 2015년 8월 서 검사가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되는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안 전 검사장이 서 검사를 추행했다는 사실이 검찰 내부에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검찰국장의 업무를 남용해 인사담당 검사에게 원칙과 기준에 반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보고,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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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TF현장]'미투 구속' 안태근, "검사 질문은 '답정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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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검사, '성폭력 은폐' 옛 검찰 수뇌부 6명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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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사인 임은정 검사가 2015년 검찰 내 성폭력 의혹을 당시 검찰 지휘부가 수사하지 않고 은폐, 무마시켰다며 전·현직 간부들을 고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임은정 검사는 검찰 내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피해를 검찰 간부가 은폐했다는 의혹을 공론화하기도 했다. /임세준 기자
현직 검사인 임은정 검사가 2015년 검찰 내 성폭력 의혹을 당시 검찰 지휘부가 수사하지 않고 은폐, 무마시켰다며 전·현직 간부들을 고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임은정 검사는 검찰 내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피해를 검찰 간부가 은폐했다는 의혹을 공론화하기도 했다. /임세준 기자
현직 검사인 임은정 검사가 2015년 검찰 내 성폭력 의혹을 당시 검찰 지휘부가 수사하지 않고 은폐, 무마시켰다며 전·현직 간부들을 고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임은정 검사는 검찰 내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피해를 검찰 간부가 은폐했다는 의혹을 공론화하기도 했다. /임세준 기자

성폭력 은폐 고발 대상은 김진태 전 검찰총장 등 6명[더팩트ㅣ이철영 기자] 현직 검사가 2015년 검찰 내 성폭력 의혹을 당시 검찰 지휘부가 수사하지 않고 은폐, 무마시켰다며 전·현직 간부들을 고발했다.

임은정(44·사법연수원 30기) 검사는 25일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2015년 김 모 전 부장검사, 진 모 전 검사의 성폭력 범죄를 수사하지 않고 감찰을 중단했다"며 당시 검찰 수뇌부 간부들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우편으로 접수했다고 밝혔다.

임은정 검사가 지목한 성폭력 은폐 고발 대상은 김진태 전 검찰총장과 김수남 전 대검 차장, 이 모 전 감찰본부장, 오 모 전 남부지검장 등 모두 6명이다.

김 전 부장검사는 2015년 남부지검 재직 당시 여검사를 아이스크림에 빗댄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뒤 사직했고, 진 전 검사는 같은 해 후배 여검사에게 성폭력을 가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검찰을 떠났다. 두 사람 모두 검찰 내 처벌과 징계 없이 사표를 내고 그만뒀다. 하지만 이들은 최근 꾸려진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 수사를 통해 불구속기소 됐다.

한편 임은정 검사는 지난 4일 "(2015년 당시 검찰 수뇌부에 대한) 실질적 조치가 없으면 이들을 직권남용·직무유기 등으로 형사 고발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cuba20@tf.co.kr

원문 출처 임은정 검사, '성폭력 은폐' 옛 검찰 수뇌부 6명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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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성추행 조사단, 수사 종료…'제식구 감싸기' 숙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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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은 안태근 전 국장에 대해서는 성추행 피해자에게 인사원칙에 위반하여 인사불이익을 가한 사실이 인정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월 서울동부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는 안 전 검사장 모습. /임세준 기자
조사단은 안태근 전 국장에 대해서는 성추행 피해자에게 인사원칙에 위반하여 인사불이익을 가한 사실이 인정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월 서울동부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는 안 전 검사장 모습. /임세준 기자
조사단은 "안태근 전 국장에 대해서는 성추행 피해자에게 인사원칙에 위반하여 인사불이익을 가한 사실이 인정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월 서울동부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는 안 전 검사장 모습. /임세준 기자

안태근 등 7명 기소…서지현 "수사의지·능력·공정성 없는 부실 수사"[더팩트 | 서울동부지검=김소희 기자] 서지현(45·사법연수원33기) 검사의 성추행 피해 폭로로 출범한 검찰 성추행 진상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이 안태근 전 검사장 등 전·현직 검찰 관계자 7명을 재판에 넘기고 26일 석달에 걸친 수사를 마무리했다.

조사단은 이날 서울동부지검에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전날 안 전 검사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면서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검찰은 1월 서 검사가 안 전 검사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인사보복을 당했다고 폭로하자 1월 31일 자체적으로 진상조사단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조사단은 안 전 검사장을 세 번에 걸쳐 소환해 2015년 서 검사를 통영지청으로 발령내는데 부당하게 개입한 정황을 확인했다.

서 감사의 인사 자료를 외부에 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인사 담당 서모, 이모 검사 2명에 대해선 별다른 기소 없이 대검찰청에 징계를 건의하는 것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조사단은 이와 함께 검사 재직 시절 후배 검사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진모(41) 전 검사 등 6명을 추가로 수사해 재판에 넘겼다.

다만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 논란은 숙제로 남았다. 조사단은 검찰 수사심의위의 의견에 따라 수사에 착수한 지 2달 반이 지나서야 안 전 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영장을 기각했다.

지난 1월 서지현 검사가 8년 만에 검찰 조직 내 성추행 사건을 폭로하면서 국내 '미투' 운동이 확산됐다. /JTBC 캡처

또 서 검사 성추행 사건 감찰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은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도 서면으로만 조사해 비판을 받았다.

조사단은 지난 2월 2일 출범 당시 검찰 조직 내 성추행 의혹을 전수조사해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구제하겠다는 목표를 내건 바 있다. 그러나 메일과 내부 통신망 등을 통해 접수된 성추행 제보 중 상당수는 진상규명에 난항을 겪었다.

미투 운동을 촉발하고 조사단 출범에 큰 역할을 한 서 검사 역시 조사단의 수사 결과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 검사는 변호인단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건은 검찰 내 성폭력이 어떤 식으로 처리되는지, 사무감사와 인사가 한 개인이나 조직의 목적을 위해 어떻게 이용되는지 잘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우려했던 대로 수사는 미진했고, 검찰 조직을 보호하기 위한 수사였음을 확인시켜준 이번 수사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서 검사는 조사단이 애초에 수사 의지가 부족했다고 지적하면서 "검찰 최초의 법무부 검찰국 수사는 최대한 신속하게 이뤄졌어야 함에도 조사단은 골든타임을 놓친 채 수사를 진행해 고의 지연수사에 대한 의심을 자초했고,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더 이상의 보완수사 없이 가해자를 기소하는 등 법원에 책임을 떠넘긴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논란 끝에 조사단은 이날로 활동을 일단락 하고 공소유지에 집중할 방침이다. 조단은 공소유지를 위한 인력만 남긴 뒤 대검찰청에 관련 기능을 넘긴다. 대검 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송두환 전 헌법재판관)는 23일 대검에 '성평등·인권담당관' 신설을 권고했다.

ks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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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불이익 혐의' 안태근, 불구속 기소…법정 다툼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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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은 25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임세준 기자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은 25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임세준 기자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은 25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임세준 기자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성추행과 이에 따른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를 받는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52·사법연수원 20기)이 25일 불구속 기소됐다. 서지현(45·33기)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 폭로 이후 조사단이 꾸려진 지 84일만이다.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이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안 전 국장을 서울중앙지법에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서 검사는 지난 1월 한 종편에 출연, 안 전 국장이 지난 2010년 10월 한 장례식장에서 성추행한 이후 2015년 8월 통영지청으로 발령 내 인사 불이익을 줬다고 폭로했다. 현재 안 전 국장이 받는 혐의다.

검찰은 안 전 국장이 인사권을 남용해 서 검사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서 검사에 대한 성추행은 형사처벌이 불가능하다. 지난 2010년 당시에는 친고죄가 적용돼 피해자가 고소해야 처벌할 수 있는데, 당시 법에서 정한 1년의 고소기간이 이미 지났기 때문이다.

앞서 조사단은 지난 16일 안 전 검사장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이틀 뒤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당시 법원은 "사실관계나 법리적인 면에서 범죄 성립 여부에 대해 다툴 부분이 많다"고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안 전 국장의 불구속 기소와 관련 한 법조계 관계자는 <더팩트>와 전화통화에서 "향후 인사권 남용 등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며 "서 검사를 통영지청에 발령낸 것이 인사권자의 재량 범위를 넘어 권한을 남용한 것인지를 두고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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