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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투는? 사람과 사람의 교감 예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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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타투는 절대 잊지 않아야 할 다짐을 남기고 아픈 상처를 어루만지는 예술적 행위로 여겨진다. 타투이스트 독고가 이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오늘날 타투는 절대 잊지 않아야 할 다짐을 남기고 아픈 상처를 어루만지는 예술적 행위로 여겨진다. 타투이스트 독고가 이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오늘날 타투는 절대 잊지 않아야 할 다짐을 남기고 아픈 상처를 어루만지는 예술적 행위로 여겨진다. 타투이스트 독고가 이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상>편에 계속

타투이스트에게 직접 들어본 타투, 그리고 타투를 새겨넣은 '순간들'[더팩트ㅣ마포=임현경 기자] "타투를 새기던 모든 순간을 기억해요." 타투이스트들은 타투를 몸에 새기는 행위가 오롯한 예술이라고 입을 모았다. 손님과 나눴던 이야기, 그날의 분위기, 그때의 감정과 결심들을 영원히 몸에 간직하는 일 자체가 그들에겐 절대 잊지 못할 기억이자 아름다운 예술이었다.

과거 조직폭력배들이 힘을 과시하기 위해 용이나 호랑이를 몸에 새겼던 행위로서의 문신은 먼 옛날의 이야기가 됐다. 오늘날의 타투는 망각하고 싶지 않은 마음가짐을 되새기게 하기도, 숨기고 싶었던 상처와 결점을 드러내고 싶은 매력으로 승화시키기도 한다.

지난해 7월에는 한 소방관이 새긴 타투가 세상에 알려지며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선사했다. 당시 타투이스트 민솔은 자신의 SNS에 현직 소방관의 몸에 새긴 작업물을 공개했다. 손님의 왼쪽 가슴에는 심전도 곡선과 함께 'KOREA FIRE FIGHTER(대한민국 소방관)', '나는 장기/조직 기증을 희망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직업상 언제 어떻게 위험한 상황을 맞닥뜨릴지 몰라, 최대한 남들이 빨리 알아차릴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현행법상 타투는 불법이고, 타투를 몸에 지닌 사람은 따가운 시선을 받는다. 새기는 사람 역시 마찬가지다. <더팩트>는 지난 1일 타투이스트(Tattooist, 문신사) 지화, 독고와 함께 3시간가량의 긴 인터뷰를 진행했다. 타투에 대한 편견부터 합법화를 위한 움직임, 타투이스트로서 이루고 싶은 꿈까지,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타투이스트 지화는 부득이한 개인사정으로 인해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다.

타투이스트 독고는 무조건 "안 된다"는 말을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타투이스트 독고의 손. /마포=배정한 기자

# 타투, 사람과 사람 '상호작용'으로 빚어낸 예술

-두 분이 타투를 배우기로 결심했을 땐 지금보다도 인식이 좋게 바뀌기 전이었을 텐데, 타투를 직업으로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지화 그냥 매력 있었어요. 보자마자 '해보고 싶다'해서 바로 회사를 때려치우고 시작했어요. 회사는 다시 들어가면 되니까. 이만큼 잘될 거라고 생각은 안 했어요.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었는데 잘 돼서 다행이죠. 그림 그리는 건 원래 좋아했어요.

독고 저는 원래 꿈이 초등학교 때부터 화가였는데, 늘 '안 돼'의 연속이었어요. 집도 그랬고 선생님도 그랬고. 초등학교 땐 그나마 자유로웠는데 중학교 때부터 '아 난 화가를 못 하겠다' 느꼈죠. 경쟁에서 졌구나. 어느 순간부터 선생님들이 제가 그리는 걸 존중하지 않았고, 그림의 방향을 잡아주기 시작했고. '실력'이라는 게 뭔지 답이 정해져 있었고요. 늘 '안 된다' 속에서 살다가 조금 거친 학교로 전학을 갔는데, 또래들이 문신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타투이스트라는 직업을 알게 됐어요. 그런데 너무 마음에 드는 거에요.

그 당시에는 "안 돼"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계속하는 게 마음에 들었어요. 저도 안 된다고 하면 '왜요?'라고 물어보는 사람이니까. 이거는 내가 할 수 있겠다. 잘할 수 있겠다. 저 어른들도 '안 된다'는 말에도 납득이 되지 않으니 계속하고 있구나. 나랑 잘 맞겠다. 그래서 시작을 했죠. 또, 멋있었어요. 피부 위에 그림을 그리다니. 화가를 꿈꾸는 사람으로서는 고민할 필요가 없었던 것 같아요.

-타투에 대한 타인의 편견을, 타투를 통해 뒤바꾼 경험이 있을까요?

지화 제가 일단 그랬어요. 타투를 배우기 전에 제가 아는 타투라곤 딱 하나, 이레즈미(일본 전통 문신)였어요. 저도 타투에 대해 전혀 몰랐거든요. 모르니까 편견을 갖고 있었고요. 영화나 드라마에서 타투를 한 사람들의 부정적인 모습을 접해왔고, 또 그렇게 알고 자라왔으니까요. 그런데 서울에 오고 타투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 타투 종류가 되게 다양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내가 생각했던 게 아니구나, 나쁜 게 아니구나, 느끼게 된 거죠. 또, 제 주변에서 '지화님 작업 통해서 편견이 바뀌었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독고 지화 누나 타투는 진짜 예뻐서. 누나 등장 이후에 국내에서 타투를 받는 여성들이 정말 많아졌어요. 사람들이 타투에 대해 갖는 이미지의 성향이 '세고 무서운 것'으로 기억할 거예요. 그런데 누나 같은 경우는 작업물을 보시면 알겠지만, 그런 공격적인 게 하나도 없어요. 뾰족한 게 없어서 사람들의 생각을 180도로 바꿀 수 있어요. 분명 누나의 작업물을 보면 '예쁘다'란 감상이 드는데, 예쁘다는 건 '타투도, 타투를 하는 사람들도 무섭다'는 기존의 생각들을 완전히 깨는 거니까요.

지화 타투는 절대 혐오적인 게 아니거든요. 타투를 했다고 피해를 주는 것도 없고요. 그저 만들어진 안 좋은 편견일 뿐인데. 예를 들면 부모님 세대도 저랑 같은 경험을 하신 거예요. 딸이 타투를 받고 왔는데, 우리가 아는 타투 외에도 다양한 타투가 있구나, 긍정적으로 '생각보다 괜찮네?' 생각하신 거죠. 나쁜 게 아니라, 타투는 타투일 뿐이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봐왔어요.

독고 그래서 SNS의 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 작업물로 인해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길, 예술로 다가갈 수 있기를 바라요. 그림, 디자인의 형태만 본다면 그건 어디에 그리든 예술일 거예요. 게다가 타투는 그 행위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예술적이라고 생각해요. 시(詩)적이죠. 평생 남는 것이고, 스스로가 작품을 갖고 다니는 전시장이 되는 거고. 처음 만난 사람에게 타투의 의미를 설명해줄 수도 있고, 타투를 보며 당시의 의미를 되새길 수도 있어요. 잠시 향수에 빠질 수도 있겠죠. 행위가 가진 메시지 그 자체가 굉장히 시적이라고 보는데, 그걸 좀 이해시키고 싶어요.

지화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타투는 단순히 그림을 새기는 행위가 아니에요. 저는 타투를 해줬던 모든 순간을 기억해요. 그때 했던 이야기, 어떤 이유로 우리가 이 그림을 남겼는지. 그건 손님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의미를 부여하고, 그 순간의 이야기와 마음가짐을 담아 평생 간직하는 거죠. 사람이 냄새만으로도 사람을 기억하고 추억하는데 타투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해요. 이게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절대 아니거든요. 그래서 더더욱 이게 왜 의료행위로 빠지는지도 모르겠고, 타투를 받는 사람들은 점점 많아질 텐데 언제까지 이걸 막아두기만 할 건지.

-최근 유튜브, 뉴미디어를 중심으로 타투 관련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인식 전환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지화 그런 분들도 다 어느 정도 위험부담을 갖고 하는 거예요. 시대에 맞춰가려면 저희도 유튜브를 고려해야 하고, 최근엔 타투를 다루고 싶어 하는 기획사들도 많대요. 다양한 타투이스트의 목소리가 더 나와야 해요. 저 같은 경우는 타투스티커를 통해 간접적인 체험을 선사해요. 이를 통해 실제로 타투를 받기도 하고, '우와 이런 타투도 있네' 하며 인식의 전환이 시작되니까요. 타투는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고, 나쁜 게 아니라는 생각으로 이어지니까. 제가 4년째 하고 있는데, 처음엔 거의 드물었지만 지금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 같아요.

타투스티커는 동네 문구점, 마트 등에서 어린이들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타투스티커를 통한 간접 경험은 타투에 대한 편견을 지우고 색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타투이스트 지화 제공

#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연대하는 작업

-지금까지의 타투 작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나요?

지화 당연히 있죠. 솔직히 모든 작업이 그렇지만, 최근에 가장 의미 있었다고 느꼈던 건 '소녀상' 작업이에요. 손님이 제주도 분이었는데, 이왕 첫 타투를 받는 거라면 제주도 사람에게 받고 싶으셨대요. 저도 제주도 사람이거든요. 그분은 절대 잊어선 안 되는 역사적인 사건, 4.3사건을 기억하기 위해 저를 찾아오셨어요. 그래서 소녀상 실루엣에 '순수'라는 꽃말을 가진 데이지와 제주도의 동백을 새겼어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굉장히 의미 있는 작업인 것 같아서, 이 비용을 받기보다는 관련 단체에 기부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죠. 그분의 타투 비용에 제 사비를 보태서 관련 재단에 기부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의미 있었고, 저도 손님도 뿌듯하게 끝냈던 작업이었어요.

독고 저도 소녀상을 작업한 적이 있어요. 재작년 3.1절, 일제강점기에 맞서 싸웠던 역사와 이야기를 주제로 '다시, 봄'이라는 프로젝트를 했어요. 70명을 모집해 무료작업을 하고, 전시회를 여는 거였죠. 결과적으로 한 달 반 동안 총 78명을 작업했어요. 그중 한 분이 소녀상을 새겼고요. 제 인생에서 가장 큰 프로젝트로 기억해요. 3일간 전시를 하면서 굿즈 판매 비용으로 380만 원을 벌었어요. 처음엔 유공자들께 드리고 싶었는데, 관리를 사립단체가 하더라고요. 직접 전달할 수 없고 오직 단체를 통해서만 전달할 수 있다고 해서, 시선을 돌려 찾은 곳이 조손 가정이었어요. 3명의 아이에게 기금을 나눠 전달했어요. 그 과정에서 느낀 점은 '기부하길 정말 잘했다', '나약한 소리 좀 그만해야겠다' 였어요. 앞으로 더 도와주자 결심했고요.

독고 저도 모든 손님이 다 기억나요. 왜냐면 작업 방식 자체가 대화 시간이 길거든요. 일단 손님이 오시면 3시간 정도는 대화를 해요. 타투 얘긴 안 해요(웃음). 그다음 디자인을 2시간 정도, 작업을 3시간 정도 하죠. 그래서 하루에 한 분씩만 작업하는데, 당연히 모든 손님이 기억이 날 수 밖에요. 최근에 기억에 남는 작업은 친구 허벅지에 한 'life'라는 제목의 작업이에요. 4년쯤 된 손님이자 동생이었는데, 그 친구가 원래는 손등에 작업을 받으러 왔었어요. 그런데 대화가 길어지다 보니 이전에 하지 못했던 대화를 많이 했어요. 당시 제가 많이 변했던 시기여서 나를 숨기거나 포장하지 않고, 많이 내려놓고 대화했거든요. 그랬더니 그 녀석이 4년 동안 꺼내지 않았던 자신의 아픈 상처를 이야기하는 거예요. 그걸 듣다 보니 머릿속에서 작업이 그려졌는데, 손등보다는 허벅지에 어울리는 도안이었어요. 그래서 허벅지에 하게 됐죠. 아침에야 작업이 끝났어요. 그 친구가 아침 9시 출근이었는데 작업이 10시에 마무리됐어요.

-네? 그럼 회사에 늦은 건가요?

독고 그 과정에서도 제가 부탁을 했어요. "미안하다. 그런데 난 이 작업을 대충 하기 싫다. 만약 네가 회사에서 잘리면 내가 널 먹여 살릴 테니까, 그냥 가자." 이렇게. 미안해서 돈도 안 받았어요. 친구가 이후 연락이 왔어요. 지금까지 회사에서 지각한 적이 없어서, 오늘 늦은 이유를 솔직히 말하니까 봐줬다고. 그렇게 훈훈하게 마무리됐죠. 저마다 다 사연이 있어요. 각자 다 슬프고 행복한 이야기가 있는데, 그걸 끄집어내다 보니 손님의 얼굴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해도 이야기는 떠오르죠. 이걸 왜 그려야 했는지.

타투이스트 지화는 유방암 환자들을 돕는 커버업(흉터 등을 덮는) 타투 재능기부를, 타투이스트 독고는 대통령과의 작업을 이루고 싶은 목표로 꼽았다. /배정한 기자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떤 손님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타투이스트로서 꼭 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을 것 같아요.

지화 저는 옛날부터 생각했던 게 두 가지가 있어요. 일단 첫 번째는 상처 커버업 작업이에요. 단순 상처 커버업은 아니고, 유방암 수술하신 분들이 수술 부위의 상처를 타투로 덮는 경우가 많아요. 이 작업을 정말 하고 싶거든요. 작업 자체에 의미를 두고, 지금 당장은 힘들더라도 이런 분들을 위해서 무료로 작업을 하고 싶어요.

두 번째는 타투스티커. 스티커는 항상 혼자 생각했던 건데, 제가 봉사활동을 조금 했었어요. 그때 보면 자폐 아동이나 치매 노인들은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목걸이나 팔찌를 착용해야 하는데, 몸에 뭔가 닿는 걸 싫어하더라고요. 잘 잃어버리기도 하고. 그래서 타투스티커를 제작해 관련 시설에 기부하면, 그분들이 외출하거나 행사를 참석하거나 할 때 손이 닿지 않는 부위에 붙일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예를 들면, 본인은 보이지 않는 목 뒤에 숫자 스티커로 연락처를 남기는 거죠. 목걸이나 팔찌처럼 신경 쓰이지도 않고, 긁어서 없어지지도 않고. 항상 생각만 하고 있어요.

-굉장히 공익적이네요.

지화 남을 도와주면서 제가 더 많이 배우고 제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도 느끼게 돼요. 정신적으로도 저한테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에 거창하지는 않더라도 항상 남을 도우며 살아야 한다는 신조를 지니고 있어요.

독고 저는 대통령? 단순히 대통령이 제일 높은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상징적인 의미를 갖잖아요. 그런 사람이 타투를 새긴다면, 그날이 온다면 대한민국은 굉장히 많이 바뀌어있지 않을까요. 억지스럽지 않게 제가 해왔던 패턴대로. 그 상대가 대통령이 왔으면 좋겠어요. 원래 이런 꿈은 허망할수록 좋잖아요.

지화 크면 클수록 좋죠(웃음).

타투이스트들은 모든 작업의 순간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긴 대화를 통해 도안을 고르고 타투를 새기며 깊은 교감을 나눴기 때문이라고. /타투이스트 지화 제공

-정말 긴 인터뷰였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독고 이런 인터뷰를 하는 것도 누군가에게 소식을 전달하는 게 목적인데, 결국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태도를 제대로 취하지 않으면 결코 들리지 않는 메아리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감히 독자께 부탁을 드리자면, 앞으로 이 내용뿐 아니라 모든 사회 이슈나 문제를 받아들일 때 자신의 기준 안에서 판단해주셨으면 좋겠다. 본인에게 질문하고 사회적으로 말하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모든 판단과 결정은 자기의 기준과 신념 안에서 이뤄졌으면 하는 거죠.

제가 사실은 이런 인터뷰를 많이 거절해요. 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논리보다는 감정이 80% 더 들어있다고 생각해요. 이게 텍스트로 옮겨지는 경우 아무리 육성을 실으려 해도 담기지 않잖아요. 그래서 그런 감정적인 부분들이 빠진 채 들어본다면 그저 개인의 주장으로밖에 들리지 않는 내용이라는 걸 알고 있어요. 사람들은 화자를 보고 그 사람의 말을 평가하기 때문에, 만약 언행 불일치의 모습이 영상이나 과거의 기록을 통해 느껴진다면 사람들은 쉽게 판단을 돌리잖아요. 글로써 전달되는 과정에서 변질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살짝 무섭긴 하네요. 그래도 잘 써주실 거라 믿어요(웃음).

지화 저도 공감이 가요. 상처받을 순 있지만 어쨌든 목소리는 내야 하니까 인터뷰는 거의 다 응하고 있지만, 기사와 영상은 와닿는 게 다르더라고요. 글이 참 어려운 것 같아요.

imaro@tf.co.kr

원문 출처 [TF인터뷰-타투이스트] 타투는? 사람과 사람의 교감 예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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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투(문신)는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현행법상 여전히 불법이다. 타투이스트 독고(왼쪽)와 지화가 1일 <더팩트>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모습. /마포=배정한 기자
타투(문신)는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현행법상 여전히 불법이다. 타투이스트 독고(왼쪽)와 지화가 1일 <더팩트>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모습. /마포=배정한 기자
타투(문신)는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현행법상 여전히 '불법'이다. 타투이스트 독고(왼쪽)와 지화가 1일 <더팩트>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모습. /마포=배정한 기자

타투이스트에게 직접 들어본 타투, 그리고 타투 '합법화'[더팩트ㅣ마포=임현경 기자] "아직도 문신이 불법이야?" 신체에 글귀나 그림을 새기는 행위인 타투(문신)는 유명인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현행법상 타투는 의료법에 따라 '의사 면허증'이 있는 사람만이 합법적으로 새길 수 있다. 즉, 의사에게 받지 않는 모든 타투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는 '불법'이다.

타투를 의료행위로 규정하고 시술자를 의사로 제한하는 것은, 오늘날의 문화와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실제 우리나라와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가 타투 시술을 합법화하고 관련 자격 및 허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설문조사 전문업체 두잇서베이의 2017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타투 합법화'를 찬성하는 응답자 수는 전체의 65%로, 반대 응답자(16%)의 4배에 달했다.

타투 합법화를 위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18·19대 국회에서 김춘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신사법을 발의한 바 있으나, 해당 법안은 의료계의 반대에 부딪혀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최근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관련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300만 회 이상의 타투 시술이 이뤄지고 있는 지금, 여전히 불법인 '타투'를 직업으로 삼은 이들의 생각은 어떨까. <더팩트>는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타투이스트(Tattooist, 문신사) 지화, 독고와 함께 3시간가량의 긴 인터뷰를 진행했다. 타투에 대한 편견부터 합법화를 위한 움직임, 타투이스트로서 이루고 싶은 꿈까지,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타투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타투는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라 여성도 즐길 수 있는 자기표현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사진은 타투이스트 지화의 작업물. /타투이스트 지화 제공

#타투, 아직도 불법인 거 알고 계세요?

-반갑습니다. 타투가 아직 불법인 상황에서, 타투이스트로서 인터뷰에 응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지화 대부분의 나라에서 타투는 합법이에요. 저희는 떳떳한데 법이 저희를 막아두고 있어요. 그래서 목소리를 낼 수밖에요. 위험부담도 있고 자극적일 수도 있겠죠. 저의 한 마디가 긍정 또는 부정 어떤 방식으로 작용할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감수하고 목소리를 내야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인터뷰 제안이 오면 적극적으로 응하는 중이에요.

독고 대한민국 타투신(scene) 내부에서도 아직 불법이라는 걸 알리기 싫어하는 세력이 있었어요. 우리가 단속 같은 걸로 쓸려나가서 음지로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 정식 직업으로 인정받으면 과열 경쟁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 이런 생각들도 있을 거예요. 그런 부분은 100% 공감해요. 그래서 저도 행동하지 못했던 적이 많아요. 머뭇거리고 무서웠어요. 괜히 표적이 돼서 반대세력에게 공격당할 게 뻔하고, 또 목적을 이루지 못하면 함께 해준 사람들이 피해를 입잖아요. 그런데 그렇게만 생각하면 아무것도 못할 것 같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처음 타투를 시작할 때 가족, 친척, 친구들마저 다 반대했어요. 반대 속에서 시작한 직업이니까 용기를 가져야겠다. 그래서 합법화 운동, 챌린지를 시작하게 됐죠. 그에 가장 먼저 응답해준 지화 누나가 같이 (인터뷰를) 하겠냐고 제안했을 땐 고민할 필요가 없었어요.

-문신이 언론에 노출되기도 하죠. 하나의 예술이자 자기표현의 방식처럼 느껴지지만, 법률상 타투는 불법이에요. 이 괴리를 언제 가장 실감하나요?

지화 '이거 신고하면 끝나는 거잖아', '너희는 불법이잖아'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까, 이게 다르죠. 합법인 해외에서는 아티스트로서 존중받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불법이니까 조심해야 해요. 신고당할까 겁도 나고, 이런 인터뷰도 고민 해야 하고, 위험부담도 있고. 그럴 때마다 느껴요. 손님들을 맞이하는 건 너무 좋고 행복한데, 이런 문제들이 다가올 때마다 실감해요.

독고 겉으론 괜찮아요. 그런데 내 안에서는 '불법'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어요. 타투 실력, 또 금전적 능력 면에서 인정받기 전에는 주로 부모님이나 친척들이 (타투를 직업으로 삼는 것을) 반대했어요. 저를 위하는 마음에서 그랬겠죠. 살아온 시대와 배웠던 교육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이해는 해요. 다만 굴복하긴 싫어서 계속해왔어요. 물론 젊은 친구들이라고 무조건 타투를 찬성하진 않는다고 생각해요. 개인 취향이니까.

지화 눈치도 안 볼 수 없어요. 세계를 다니다 보면 받는 느낌이 달라요. 불법인 나라와 합법인 나라에서 갖는 마음가짐부터 달라져요. 합법인 곳에서라면 제가 더 많이 성장하고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작업할 수 있었을 텐데. 우리나라 타투이스트들 중 실력 좋은 사람들이 정말 많아요. 그렇게나 많은 작업자들이 있는데도 불법이니까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어요.

독고 안타깝죠. 그보단 열도 받아요. 타투로 인한 관광산업이 발달하고 있고, 세계에서 실력으로 탑(top)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데, 나라에서 인정해주고 '제대로 해봐라' 하는 게 깔끔한 거 아닐까요? 합법화하고, 그에 따른 위생법, 교육 과정도 잘 확립하고. 그런데 아무리 합법을 요구해도 저희 같은 사람들을 귀찮아해요.

-그런데 왜 아직까지 타투는 불법일까요?

독고 1992년에 나온 법 때문이에요. 당시 눈썹, 입술 등 반영구 문신이 유행했는데, 위생이나 도구에 무지했어요. 피해를 입은 손님이 소송 걸어서 해당 사건이 크게 공론화됐는데,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바쁘신 분들이 성가신 문제에 대해 급하게 법을 만든 거죠. '의사자격증이 없으면 문신하지마' 이렇게요. 80~90년대는 건달들이 억지로 상의를 벗고 문신을 드러내며 뉴스화면에 나오던 때잖아요. 이 자체가 비윤리적이었던 건 물론, 타투에 대한 나쁜 인식을 강화하게 된 거죠. 그때 건달들을 싫어했던 사람들이 지금의 어른들이에요. '문신을 새긴 건달'이 사라졌으면 하는 사람들이요.

조금 깊게 나아가서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왜 안 될까를 생각해보면, 결국 국민이 가진 표현의 자율성이에요. 그걸 가로막고 있는 거죠. 일본도 불법이잖아요.

지화 최근에 일본에서 '타투는 의료행위가 아니다'라는 첫 재판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그전까지는 타투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으니까요. 야쿠자들이 전통적으로 문신을 하기도 했고, 일본 내에서 불법이기도 하고. 이런 것들이 바로 옆나라인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정작 일본에선 새로운 판결이 나왔으니까, 이젠 우리도 슬슬 바뀌어야….

독고 일본은 보수적이면서 진보적인 것 같아요. 일본 거리에서 사람들이 저를 문신했다고 피하더라니까요. 여름이라 더워서 자켓을 벗었더니 홍해의 기적처럼(웃음). 지하철에서도.

지화 정말 보수적이에요. 그런데 이런 느낌이에요. '크게 잡지는 않을테니 나서지는 마라.' 불법이긴 불법인데 세금은 내고, 컨벤션을 열거나 언론에 노출하거나 그러지는 말아라 하는 것 같아요.

독고 우리도 말만 안 했지, 그거랑 비슷하죠. 합법화가 필요한 이유 중 하나가, 타투에서 파생되는 관광, 예술 등 관련 콘텐츠와 일자리 창출 같은 효과도 무시할 수 없어요.

지화 해외 타투이스트들은 지샥, 람보르기니 등 여러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도 하고 정말 다양한 활동을 해요. 그런 게 정말 부럽죠.

타투이스트 독고는 현재 SNS를 통해 타투 합법화를 위한 챌린지를 진행 중이다. /배정한 기자

# 가장 중요한 건, '알리는 것'

-독고님은 현재 합법화를 위한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독고 과거는 없었다 하더라도 이제는 존재하게 된 거잖아요. 그러니 우리를 위한 법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법안을 내는 건 쉽지만, 그 이후가 되게 많이 복잡해요. 기존에 있던 법을 개정하는 거라면 모르겠지만, 기존에 없던 법을 만드는 건 특히. 그 과정이 절대 쉽지 않을 거고요. 특히나 반대세력이 국내에서 가장 보수적이라는 대한의사협회인데, 뭐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해가며 그 법안을 통과시키겠어요. 귀찮지 않겠어요? 그러니까 그 사람들에게 우리들의 '표'를 주겠다고 말을 하는 거예요. 12월부터는 (법안 발의를 도울 의원을) 찾아다닐 건데, 그 전에 확실한 공론화가 필요해요. 그래서 제가 하고 있는 챌린지가 중요해요.

-챌린지를 잘 모르고 있는 독자를 위해,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독고 'Does it look illegal?'이라는 주제로, 올해 1월 1일부터 시작한 타투 챌린지에요. 지목당한 타투이스트가 해당 주제로 타투 작업을 완성, 다음 타투이스트를 지목하는 거죠. 원래 목표는 올해 7월까지 도전자 100명이 채워지면, 그 100명의 작품으로 전시를 열어 사람들을 다 오프라인으로 모으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목표는 이미 3일 전에 넘었어요. 그래서 인원 제한을 없애 계속 챌린지를 이어나가고 있죠. 결국, 국내 모든 작가들이 다 참여를 했으면 좋겠고요. 그것을 묶어내는 것은 제 역량이겠지만, 필요한 게 비용이라면 크게 걱정은 하지 않고 있어요. 여러 기업과도 접촉하고 있고요.

-챌린지, 그 다음은요?

독고 가장 필요한 건 공론화예요.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 이런 걸 국민들이 모르고 있으니까 문제라고 생각을 해요. 알아야 말을 할 텐데. 그리고 그 안에서의 반대와 싸우는 게 먼저고요. 그다음에 국회의원이든 의사협회든 싸워야 하는데 그때 싸움의 형태는 치고받고 욕하고 서로 할퀴는 게 아니라 그 사람들을 먼저 이해하고 존중하고 부탁을 하는 거죠. 도와달라고. 당신들 도움이 필요하다고. 당신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합법이 될 수 있긴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서로 불편해질 테니.

2020년 총선 전까지 충분히 공론화한 뒤 법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우리를 도울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주는 거죠. 실질적 이득을 떠나서 겉으로 보이는 걸 중요시 생각하는 사람들이니까요. '이렇게 많은 사람이 타투 합법화를 원한다'는 목소리를 낸다면 국회의원도 '저 사람들이 줄 표'를 계산하겠죠. 이제까지 중노년층을 위한 정책을 내놨다면, 이제는 자신의 지나온 과거이자 가장 빛나야 할 청춘들을 위한 정책을 내놔야 하지 않겠어요. 표도 얻고, 앞으로 지지율도 얻고, '멋있는' 정치인이 돼야겠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다 꽉 막힌 사람들은 아니라고 봐요. 서두르진 않으려 해요. 기대하셔도 좋아요. 재밌을 거예요. 제가 가진 카드는 아직 한 장도 꺼내지 않았어요.

-타투 합법화 논의를 위해 만난 현직 의원이 있나요?

독고 있는데, 누군지는 노코멘트할게요. 그분이랑 실제로 미팅을 했어요. 일단 제 입장은 '보여주겠다'는 거예요. 계획은 이러한데 먼저 보여줘야 하지 않겠냐, 그만 서로 재보고, 대화는 여기까지 하자. 다시 올 수 있으면 오겠다고 하고 그 자리를 떠났어요. 꼭 오겠다고 장담은 안 했죠. 당이 거기만 있는 건 아니니까.

두 사람은 타투 합법화를 통해 '손님과 작업자 모두가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정한 기자

# 타투 '자격' 제도, 손님과 작업자 모두를 위한 보호막

-합법화 과정에서 '타투 라이센스', 즉 문신 자격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지화 지금도 타투 교육 시설은 있어요. 타투 학원도 있고. 하지만 되게 안 좋은 방식으로 가르치는 사람도 많아요. 그런 분들에게 배운다면 얼마나 배울 수 있겠어요. 그런데 만약 자격증이 있다면,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이 적어도 (타투에 대한) 공부를 했고, 그에 맞는 자격을 갖췄다는 걸 알 수 있으니까요.

독고 타투 자격증이 없다는 건, 면허 없이 자동차를 타는 거예요(웃음). 도로에 차가 즐비한데 차를 탈 수 있는 자격이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만들자는 거죠. 다들 면허 따고 운전해서 사고가 나지 않도록 만들어 달라는 거에요. 그럼 사람들이 면허를 따려고 할 것 아니에요. 또, 제대로 배우고 싶은데 뭐가 정답인지도 모르겠고, 누구한테 배워야 할지도 모르겠고. 저마다 정답이 다르니까. 그래도 적어도 최소한의 기준은 잡혔으면 좋겠다.

지화 합법화가 될 경우 저희도 어떻게 보면 국가의 관리를 받게 되는 거예요. 운전하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등록된 면허를 가지고 처리(처벌)를 하듯이 타투도 뭔가 잘못이 있을 때를 대비해 자격증 같은 게 더 필요한 것 같아요.

-그렇다면 자격증에 꼭 들어가야 할 요소는 뭐가 있을까요?

지화 대표적으로 미국을 봤을 땐, 제가 외국인으로서 작업을 하려고 미국에 가도 보건증을 제출하고 간단한 시험을 치르게 돼요. 가장 중요한 건 위생 부분이에요. 감염에 대한 위험성을 알고 있는지 등을 공부해서 시험을 봐야 하거든요. 세계가 다 비슷할 거예요. 거의 위생 위주라서. 아마 우리나라에서도 기준이 만들어진다면 위생이 중점이 되지 않을까 해요. 어쨌든 반대 측이 내세우는 명목도 위생이잖아요. 저도 타투를 배울 때 제일 처음 배운 게 위생이거든요.

독고 본인이 염색을 할 때 누군가에게 허락을 받고 있진 않잖아요. 나와 미용사, 둘만의 과정인데, 그 안에서 사고가 날 수 있는 거잖아요. 타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을 해요. 그 안에서 생길 수 있는 사고들은 작업자의 책임이 클 텐데, 그에 대한 책임을 물기 위해서는 위생 관련 라이센스가 나와야 하는 거고요. 반대로 작업자가 그 부분에서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서, '난 이걸 다 지켰다'라고 얘기하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런 법이 필요한 거죠.

합법화와 자격제도가 필요한 가장 첫 번째 이유는 바로 나(작업자)와 손님을 지킬 수 있는 방패가 필요하다는 거예요. 모든 직종과 장르에 실수를 하는 사람은 분명히 있으니까, 현재 국내에서도 타투로 인해 고통받는 손님들이 있을 거예요. 미국에서 타투를 받으러 온 젊은 의사 손님이 '타투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조금 더 당당히 치료를 받기 위해서라도 타투를 인정해주고 정확한 자격 조건을 제시해줘야 할 것 같다'는 글을 남겨주고 가셨어요. 맞는 말이잖아요. 타투로 염증이 나거나 지우려고 해도 병원을 가야 하는데 의사들은 '문신은 안 된다'고만 하니까.

자격증 기준이 너무 높아서 못 따면 진짜 창피하겠다. 이렇게 운동을 해서 합법화가 됐는데 그러면(웃음).

지화 그러니까 열심히 해서 따야죠(웃음).

두 사람은 합법화 과정에서 위생 기준 등을 포함한 타투 자격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은 타투이스트 지화의 작업물. /타투이스트 지화 제공

-작업을 할 때 위생 부분을 가장 많이 신경을 쓴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좀더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을까요?

지화 일단 소독을 가장 신경 쓰는 것 같아요. 당연히 맨손으로 만지면 절대 안 되고, 장갑을 끼고 이후 닿을 모든 도구를 소독해요. 의사가 손을 소독하고, 손이 닿는 모든 걸 소독하는 것처럼, 저희도 피부에 행하는 예술이기 때문에 소독을 중점적으로 위생을 신경 쓰고 있어요.

독고 처음 타투를 배울 때 독학을 했어요. 여러 가지 형태로 제가 찾아다니면서 배웠거든요. 타투를 받으면서도 많이 배우고, 구글이나 유튜브로 유명한 작업자들의 핸들링도 많이 봤고요. 그래서 사실 저는 처음엔 위생적인 걸 잘 몰랐어요. 그로 인해 어떤 일이 초래될 수 있는지 잘 몰랐으니까. 그런데 배워가면서 아, 이렇게 위생이 필요한 거구나 깨달았어요.

저 같은 경우, 미국 라이센스 시험도 봤어요. 시험장에서 본 건 아니고, 첫 게스트워크를 LA로 갔는데, 거기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위생이었어요. 지역 페이지를 보면, 고객이 타투숍마다 별점과 후기를 남길 수 있고, 컴플레인을 걸 수 있어요. 민감할 수밖에 없었죠. 그런데 거기서 손으로 쓰레기통을 만졌다가 엄청나게 혼난 적이 있어요. 그래서 시험을 봤는데, 시험이 꽤 어려워요. 일단 손으로 절대 만질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정해요. 또, 양손 중 하나를 깨끗한 손, 다른 하나를 더러운 손으로 정해서 깨끗한 건 깨끗한 손으로만, 다소 오염된 건 더러운 손으로만 만져요. 그러면서 타투 머신을 해체하고 세팅하고 이 과정을 반복하는 실기 시험이에요. 다행히 제가 공부할 때 미국 라이센스 기준으로 공부를 해왔기에 그건 뭐 누구보다 잘 알았죠. 시험은 언제봐도 걱정 없어요.

독고 그리고 더 중요한 건 타투를 대하는 '나의 태도'라고 생각해요. '쉽게 생각하면 안 되겠다. 가장 중요한 건 지워지지 않는다는 거니까.' 하지만 문제는 오늘날 애들이 위생이 왜 중요한지 모를 거예요. 사고 확률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위생이 중요한 이유는 단 한 번의 사고가 타투신 전체를 망칠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타투 합법화 운동을 하고 있는 제가 할 말이 사라지게 되겠죠. '그러니까 더 합법화를 해달라'고 뻔뻔하게 나갈 수도 있겠지만, 이왕이면 그런 사고가 나지 않는 게 좋죠.

☞ <하편에 계속>

imaro@tf.co.kr

원문 출처 [TF인터뷰] 타투(Tattoo), 불법이 된 예술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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