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판사 첫 증언 "임종헌 지시에 부담 느꼈다"
카테고리 없음재판부, USB 증거능력 인정…행정처 문건 8600건 저장[더팩트ㅣ서울중앙지법=송은화 기자]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에 부담을 느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에 현직 법관으로는 처음으로 증인석에 출석한 정다주 의정부지방법원 부장판사가 이같이 밝혔다.
정 부장판사는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6부 심리로 열린 임 전 차장의 속행 공판에서 검찰이 "조사 과정에서 사법부 권한을 남용하는 부분이 많았고, 비밀스럽게 보고서를 작성해 부담을 느꼈다고 진술한 것이 사실이냐"고 묻자 "그렇게 진술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정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의 지시로 상고법원 추진과 관련해 국회, 변호사단체,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재판 관련 보고서 등을 작성해 임 전 차장에 보고했다"고 시인했다. 또 '임 전 차장이 기획조정실 심의관 외에 다른 실국 심의관에게도 업무지시를 한 적 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는 "그렇게 알고있다"고 답변했다. '임 전 차장이 자신이 원하는 것과 다른 방향으로 (문건을) 작성해 왔을때 심의관들을 꾸짖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직접) 듣거나 본 기억은 없다"고 했다.
정 부장판사는 2013∼2015년 법원행정처에서 기획조정심의관으로 일하며 당시 기획조정실장이던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고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등을 포함한 각종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특히 이날 그동안 검찰과 임종헌 전 차장측이 증거능력 인정을 두고 치열하게 법정공방을 벌인 임 전 차장의 UBS의 증거 능력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검찰에 UBS가 사무실에 있다고 말했고, 검찰이 그 한도 내에서 진행한 사무실 PC압수수색은 적법하다"면서 "압수수색 영장 기재의 범죄사실과 공소사실의 객관적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증거 채택 이유를 밝혔다.
이 USB에는 임 전 차장 퇴임 전후로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문건 8600건이 담겨 있어 사법농단 사건의 결정적인 증거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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