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고시촌 강타한 ‘결핵 공포’
카테고리 없음[더팩트ㅣ강수지 기자] “바늘구멍 같은 공무원 시험도 벅찬데 결핵 공포까지...”
13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이 때 아닌 결핵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신림동 고시촌 학원가에서 결핵 확진을 받은 환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이 환자가 학원에서 접촉한 것으로 보이는 이들을 대상으로 결핵 검사를 실시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정은경, 이하 질본)는 행정고시를 준비하는 수험생 A씨가 지난 9일 병원에서 결핵 확진을 받았다고 밝혔다.
질본에 따르면 A씨는 두통이 심해 병원을 찾았다가 진단 후 결핵 의심환자로 분류돼 검사를 받았다. 그는 학원에서 3시간30분 분량의 강의를 약 20회 수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이 긴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핵은 호흡기를 통해 전염된다. 같은 학원 수강생이나 같은 식당 이용자 등이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A씨 접촉자는 같은 학원에서 같은 공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91명이다.
이에 질본은 A씨 접촉자들을 대상으로 흉부X선 검사를 진행한 후 결핵에 걸린 것으로 확인된 접촉자는 치료한다.
그러나 나머지에 대해서는 잠복결핵 검사를 할 예정이다. 잠복결핵은 결핵균에 노출됐지만 실제 결핵으로 발병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전염성은 없다.
‘결핵 공포’에 수험생들을 벌벌 떨고 있다. 학원이 4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지만 결핵 확진자를 수강생들에게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강생 대다수는 학원에서 결핵 확진자가 나온 사실을 몰랐거나 뒤늦게 소문을 통해 들었다고 한다.
학원 인근 주민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보건소는 오는 27일 고시촌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무료 결핵 검진을 할 예정이다.
결핵은 흔히 ‘후진국 병’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한국은 새 결핵 환자가 해마다 3만명에 이를 정도로 많다.